태권도과학연구소(TSI)의 태권정신 고양 동화 시리즈 제1탄
<우리친구 태권>
전주에서 서울의 북한산이 내려다 보이는 초등학교로 전학 온 태권이는 긴장하면 부산사투리를 종종 사용하는 아이다. 엄마가 부산사람이기 때문이다. 태권이의 이름에서도 이미 눈치챘겠지만 태권이의 부모님은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며 가르치는 관장과 사범이다. 아버지 이태백 관장과 어머니 금선녀 사범은 대통령 경호원들을 가르칠 정도로 뛰어난 무도인이다. 태권이가 전학 온 첫날 아이들은 태권이의 사투리가 재미있어 태권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것 저것 물어본다. 하지만 태권이가 서울말을 쓰려고 노력하자 아이들은 곧 호기심을 잃게 되고 결국 태권이는 외톨이가 된다.
같은 반 민호와 정환이는 키가 큰 태권이가 다른 아이들처럼 고분고분해지도록 기를 죽이려는 생각으로 태권이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고 태권이는 이마를 땅에 부딪쳐서 열 바늘이나 꿰매게 되는 상처를 입는다. 길들일 정도로만 혼내주려다가 태권이가 크게 다치자 당황한 민호와 정환이는 일단 실수였다고 발뺌을 한다. 하지만 그 후로 도민호와 정환이는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아 태권이를 괴롭히는데 그럴 때마다 태권의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도장에 다니는 지원이가 도와준다.지원이 때문에 정면대결이 힘들어지자 정환이와 민호는 태권이 아버지가 운영하는 태백태권도장이 엉터리라는 소문을 퍼뜨렸고 수련생들은 하나 둘 도장을 떠나게 된다. 이 소문을 들은 지원이의 엄마도 아들인 태권이가 태권도를 배우지 않는 것을 보니 소문이 맞는 모양이라면서 도장에 더 이상 등록을 못하게 한다.
한편,같은 반 친구인 쟈말은 인도 남부지방의 타밀나 두주에서 왔는데 한국으로 귀화한 인도사람이라서 영어와 수학을 잘한다.가난해서 학원에 못 다니는 쟈말과 태권이는 서로 자신이 잘 하는 과목을 가르쳐 주기로 한다.어느 날 민호와 정환이가 함께 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두 아이를 괴롭히는 모습을 본 태권도 유단자 지원이가 두 아이를 도와주게 된다.이를 계기로 태권이와 지원이, 쟈말 세 친구는 삼총사가 된다. 방학 동안 세 친구는 공부도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지낸다. 어느 날 운동을 하다가 주변 중학교의 일진 형들이 정환이와 민호의 돈을 빼앗고 심부름을 시킨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삼총사는 이태백 관장과 함께 이 아이들을 태권도장으로 데려가 보호해 준다. 겨울방학이 시작될 즈음 태백태권도장에서는 일 년 동안 익힌 기량을 뽐내는 태권도 승급심사 및 시범대회가 열린다.이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자연스레 가까워진 태권이네 삼총사와 민호, 정환이는 드디어 화해를 하게 되고 인근 중학교 일진회 등 나쁜 형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보람 있고 훌륭한 일만을 하면서 서로 돕고 살기로 다짐한다.
동화, <우리친구 태권>은 왕따와 학교폭력에 무방비 상태로 던져진 우리 아이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사회적인 약자가 되어가는 아이들이 어떻게 이런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는지, 해법을 제시하는 동화이다. 동화의 중간 중간에 삽입되는 에피소드들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보여준다. 쟈말은 수학천재이나 한국사회에 완전히 편입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친구들의 진심 어린 도움 속에서 한국 아이들보다 더 한국적인 아이로 성장한다. 독자들은 쟈말이 겪는 어려움이 해소되는 과정을 읽고 한국사회가 안은 다문화가정의 문제가 궁극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또 정환이와 민호의 경우를 통해 초등학교시절부터 폭력과 배금주의에 물드는 청소년들의 예를 봄으로써 학교폭력, 왕따 문제가 자연스레 중등교육기관의 골칫거리인 일진회와 어떻게 연계되는지,또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해법 하나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준다.
이 동화는 또래소조 등의 활동이 얼마나 위력을 가지고 있는지 에피소드로 제시하는 것으로,해결책에 대한 팁을 살짝 던지고 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궁극적인 해결책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에 대해 동화 결말 부분에‘바로 이것’이라고 제시함으로써 동화의 주제를 드러낸다. 이태백 관장의 입을 통해 태백태권도장 수련생들에게 전해진 격려사, 즉 “인내와 용기, 극기와 아량”으로 요약되는 태권도정신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네 가지 외에도 각 도장 별로 관장들이 강조하는 태권도 정신의 최상위에는 모든 무도정신을 아우르는‘사랑’이라는 개념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한, 그리고 어려움에 무릎 꿇지 않고 극기로써 일어서는 한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태권도 정신의 정수라고 이 동화는 소리 없이 외치고 있다.
요즘 한류가 전세계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다. 대부분 영화나 가요, 아이돌, 배우 등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현상이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 보면 원조 한류는 바로 세계적인 태권도붐이었다. 세계인들이 지구전도의 어디쯤에 한국이 위치해 있는지도 잘 모르던 시절, 한국어 구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한국어로 기합을 넣고 한국인의 정신을 배워왔던 것이다. 지금 연예계를 먹여 살리는 한류라는 꽃은, 단단한 땅이 있어야 화초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듯 바로 이 태권도 정신이 그 동안 다지고 마련한 토양이 저변에 버티고 있어 가능했던 것이다. 이제 한국의 무도와 그 무도를 가능하게 한 정신적 한류를 정립할 때이다.
이 동화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문제의 해결방안을 직접적으로 가르치려 든다거나 태권정신을 배우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대신 곱셈을 쉽게 하는 방법과 태권도 기법 등을 아이들끼리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에피소드를 삽입함으로써 서로 타 문화를 존중하는 법을 깨닫게 해 준다.이런 식으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해법제시와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것이 이 동화가 지닌 미덕이다.우리나라의 정신수련 도구인 태권도에 관심을 갖고 있거나 이제 막 태권도에 입문하려는 어린이가 있다면 꼭 한번 읽혀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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